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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유입자들을 향한 스탠스

최종 수정일: 2024년 5월 17일

프로 음악가로서, 우리는 입문자들을 향해 어떤 스탠스를 가져야할까?

유입 경로가 어떻게 됐든 클래식에 관심을 가져주는건 고마운 일이고, 우리에게 도움되는 일이다. 우리는 그것을 반겨야한다.


몰랐던 사실이지만 말러 피아노 콰르텟이 어떤 영화에 bgm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풀연주영상도 아니고 근본없이 중간에 뚝 짤리는 영상인데 조회수는 2백만 회가 넘는다.. 이 영상 아래에는 많은 사람들이 음악과는 무관한 댓글을 달고 서로끼리 나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매우 좋은 현상인 이유는, 커뮤니티가 소위 말하는 "팬질"의 작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과의 긍정적 교류는 결국 함께 좋아하는 그 대상에 대한 관심의 증거이며, 또 그 관심도의 상승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든 신규유입팬들의 경우엔 기존 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들이 지식의 부족한 것, 또 그로 인한 실수를 하는 것은 '질서'의 공간에 '무질서'를 들여오는 것이 맞다. '양'에 '음'을 가지고 오는 것이다. 기존 팬에 입장에선 이러한 신규 팬이 못마땅할 수 있다. 누가 자신의 질서에 무질서를 동반하고 오는 사람을 좋아하겠는가? 자기는 집에서 맨발로 생활하는데 누가 자기 집에 신발 신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어떻게 좋아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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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팬들을 장기 팬으로 유입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우리의 책무다.


그러나 질서는 무질서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한다. 또 오랫동안 무질서를 배척함으로써 유지된 질서는 점점 좁아지고 결국 소멸됨을 알아야 한다. 겉으론 질서가 오랫동안 유지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소멸된 것이다. '살려고 하면 죽고, 죽을듯이 하면 산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질서와 무질서가 공존해야 사회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소위 말하는 '뉴비들'을 배척하고 놀리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장기팬으로 유입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우리의 책무다. 책임이자 또 의무이다. 그들이 관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문화를 전파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이것을 소홀히한다면 정저지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소멸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완전히 우리의 탓이다. 부족한 우리를 좋아해주지 않는 세상의 탓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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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 없는 질서는 그 의미와 quality를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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